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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탐방 본문

잡담

기업체 탐방

Hongii 2019. 2. 22. 23:43

학과 차원의 행사로 기업체탐방을 다녀왔다. 새벽같이 출발해 이천에 있는 SK 하이닉스와 구미에 있는 LG 디스플레이를 방문했다.


학부생 주제에, 그리고 기업체를 견학하는, 미래에 '우리를 뽑아주세요'라고 빌어야 하는 입장에 비해 너무나도 큰 대접을 받고 왔다. 하이닉스는 이미 방학마다 3대 공대 학생들을 인턴으로 뽑아 산학장학생을 신청하(해달)라고 종이를 돌릴 만큼 지극정성이라 들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한다가 아닌, 그 회사의 비전과, 회사에 들어가면 우리가 얼마나 대우받을 것이고 어떻게 좋은지를 소개해 주었다. 선물로 32GB USB까지 돌렸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우리 학과에 산학협력교수를 보낼 만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우리 과 선배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으며, 하계 인턴십 프로그램에 우리학과 학생들만을 위한 TO를 배정해 놓으며, 산학장학생을 신청받기 위해 파주에서 포항까지 그 먼 거리를 날아올 만큼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들 역시 우리에게 회사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는 일절 알려주지 않았으며, 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얼마나 대우해 줄 것이고 어떤 사내 복지가 있는지, 그 회사의 비전은 어떤지만을 소개해 주었다. 우리에게 뷔페를 대접하고 서울에서 근무하는 선배들까지 불러 만찬을 가졌다. 선물로 7만원에 달하는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주었다.


우리 학교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우리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로드를 견뎌야 하는 만큼,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우를 받는다고 느꼈다. 학교의 이름값에 먹칠하지 않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도 물론 들었다.


우리 학교, 특히 우리 과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는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적당히 학점을 챙겨 자대 대학원에 진학하고, 그 중에 대부분은 박사학위를 마치며 특히 남학생들은 대부분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이용해 군 문제를 해결한다. 박사학위 취득 후 적당히 대기업에 과장급으로 취직하여 적당히 일하며 돈을 벌다가, 은퇴한다. 은퇴 이후는 나도 모른다. 한 마디로, 우리학교 전자과에 입학하여 모든 커리큘럼을 적당히 견뎌낼 수만 있다면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불리어지는 자리까지 아우토반이 놓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운전대를 잘 잡는 것은 본인 몫이겠지만.


적당히, 미래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는 고속도로가 내 앞에 놓였음에도 나는 굳이 샛길로 빠져 숟가락으로 터널을 뚫고 있다. 미래의 내가 터널을 파다가 다시 우리과 고속도로를 타게 될지, 생명과 앞에 놓인 그들만의 고속도로로 갈아타게 될지, 혹은 죽을 때까지 터널만 파고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목표를 잃었고, 어떻게 해야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4학년 씩이나 되어서도.


음, 역시 모르겠다. 우선은 여름방학에 생명과 랩에서 연구참여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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