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응이 일상
억울하다,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거나 하여 분하고 답답하다. 살다 보면 수많은 억울한 일을 마주한다. 전례없는 세계적인 전염병의 유행으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두달 반만에 꿈에 그리던, 그리고 꿈만 같았던 교환학생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오듯 말이다. 대학에 입학한 이래로 만우절이면 항상 페이스북에 거짓말을 게시했다. 연애중이다, 혹은 휴학한다 따위의 식상한 거짓말을. 연애중을 믿는 사람은 물론 없고, 휴학한다는 글은 의외로 대부분이 믿더라. 그런데 올해는 그 어떤 거짓말보다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만우절 거짓말을 생각할 의지도 잃었고, 올해는 그렇게 넘어갔다. 목표가 흐릿했다. 대학원 진학은 내 삶의 충분한 원동력이 되어주지 못했다. 그 중에 내가 결심했던 것이 있는데, 단기유학(교환학..
우리학교 방송국에서 만든 고양이 특집이다. 음 귀엽다. 귀여운데, 나레이션은 누가 기획했는지 오글거리지만 또 귀엽다.
"'나'를 설명해볼래요?" 정신과 의사가 문득 던진 질문이다. 정확한 구절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소개였던가, 설명이었던가. 아무튼 맥락은 같다. 불안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마주한 이 질문에 나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을 근 10년간 이어왔고, 그에 대한 해답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질문이 너무 갑작스러웠나요? 허허. 혹시 나를 설명하는데 '포항공대'가 꼭 필요한가요?" '글쎄요' 따위로 머뭇거리자 다음의 질문을 덧붙이셨다. 그 전에 다른 말씀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중요한 내용은 아니다. 나를 무어라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의사는 지금까지 내가 자존감을 유지해 온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