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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발치 D+7 본문
왼쪽 위아래 사랑니를 뽑은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실밥을 풀러야 하는 날이지만 추석연휴라 문을 여는 치과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이를 뽑았던 포항성모병원은 연휴 내내 휴진이며 다음 주 목요일이나 되어야 치과에 갈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그냥 내일 동네 치과에서 실밥을 제거할 예정이다.
사랑니를 뽑고 나서 존재하는 불편함은 크게 네 가지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발치 당일부터 뷔페에서 부드러운 사시미 등을 먹기 시작했고 3일차부터는 웬만한 면 종류도 먹기 시작했으며, 어제는 스테이크도 썰다 왔다. 그런데 왼쪽 어금니로는 정상적으로 씹기 어렵다. 음식물, 특히 으깨진 밀가루나 밥알은 잇몸에 쏙 들어가서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다. 그리고 스테이크를 씹어먹다가 왼쪽 이로 잘못 씹었는데,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
두 번째는 턱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심스레 벌리면 벌어지기는 하나, 음식을 입에 넣으려고 입을 갑자기 벌리면 턱에 통증이 몰려온다. 저작근이 경직되어 그렇다고 하며, 살다 보면 통증이 사라진다고 한다.
세 번째는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빨대만 못쓰는 것이 아니라, 빠는 행위 자체를 하기 어렵다. 그래서 흡연은 절대 금물이라는데, 어차피 담배는 피지 않으니 여기서 불편한 점은 없다. 항상 카페에 가도 빨대를 빼고 뚜껑을 열고 먹어야 하며, 면도 숟가락에 얹어서 입 안으로 넣어야 한다. 언제부터 빨대를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사의 언급이 없어서 일단은 불안해서 쓰지 않고 있다.
마지막은 금주다. 연휴라 술자리가 참 많았는데, 내가 불안하여 술을 입에 조금도 대지 않았다. 이 역시 언제부터 음주가 가능한지 의사의 언급이 없어 일단은 금주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주일 정도 지나고 가벼운 음주는 괜찮은 듯하다. 하지만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므로, 일단은 실밥을 뽑고 생각해 봐야겠다.
연휴인데 맛있는 음식도, 음주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여 가슴이 아프다. 아직 연휴가 4박 5일이나 남았지만 이제 과제와 시험공부를 마저 해야 할 때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다들 즐거운 연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