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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기부 본문

잡담

학교 내 기부

Hongii 2017. 9. 19. 18:28

http://times.postech.ac.kr/news/articleView.html?idxno=9849


사실 우리학교 신문 기사에 관심이 없어 잘 읽지 않다가, 아는 사람이 신문사에서 일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호를 가져다가 읽게 되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기사들이 많았다.


단연 가장 흥미로운 기사는 모교 후배들 학부모님들의 학부모 단체 기부 기사였다. 왜 이게 기삿거리인가 봤더니, 학부모 단체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22기 후배들이 13명이 등록을 하면서, 우리 고등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포항공대에 두 자릿수 학생(21기 2명 포함)이 등록했다. 그리고 올해 신입생들 중에서 포스텍에 가장 많이 등록한 학교가 우리 학교다. 작년에는 딱 3명 등록해서 기도 못 펴고 살았는데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학부모님들이 학교로부터 기부금 이야기를 들은 듯하다. 본인 뇌피셜이긴 한데, 학부모님들은 아무래도 우리학교 재정 상태가 나쁘다고 이해하신 듯 하여(..). 기부금을 전달하신 듯 하다.


그렇게 학부모 단체로는 최초로 우리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하시게 되었다. 여담으로, 우리학교 재정 형편은 전혀 나쁘지 않다. 나쁠 리가 없다. 우리학교에서 학생에게 주는 혜택들이 상당히 공기같아서 학생들이 체감을 못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가장 먼저 기숙사 등 건축물 리모델링을 꼽을 수 있는데, 약 30년 전에 지은 노후화된 기숙사들을 한 동씩 차례로 리모델링하여 현재 학부생 기숙사는 전부 리모델링이 완료된 상태이며, 대학원생 기숙사도 절반 이상 완료되었다. 그럼에도 기숙사비는 타 사립대학의 절반 혹은 그 이하 수준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계절학기 동안 구 기숙사를 살아봤는데 옛날에 지은 만큼 화장실이 공용인 것만 제외하면 상당히 훌륭하다. 참고로 마찬가지로 상당히 노후화된 대전의 모 공대 기숙사들은 여전히 리모델링이 되지 않으며, 딸기파티나 ICISTS 때에 잠깐 잠을 자 본 결과... 좀 그렇다. 기숙사비는 우리학교보다 싼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기숙사 외에도 강의실 현대화, 학생식당/학생회관 리모델링, 그리고 작년에는 캠퍼스 갈아엎기까지, 캠퍼스 라이프 개선 의지가 강력하신 총장님이신 듯 하다. 이제는 78계단 옆에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설치 계획까지 있다.


다음은 근로장학생이 있다. 보통 소득분위 8분위까지 신청하면 된다고 하는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10분위여도 신청서를 잘 쓰면 된다고 한다. 이것이 왜 훌륭한가. 시급이 3만원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하는 일은? 배정되는 부서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어려운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니다. 도서관 책 정리, 스낵바나 야식장 서빙(제자리에서), 상담센터 정리 등 간단한 일 60시간이면 170만원 혹은 그 이상 돈을 준다. 이거 완전 개꿀 아닌가? 대전 모 공대의 한 달 용돈 13만 5천원보다 훌륭한 제도다. 카이스트에도 알바는 많다고 한다. 하지만 시급이 3만원일까...? 그 외에도 각 과에서 여러 튜터링 프로그램을 하면 과 차원에서 돈도 주고, SMP라고 신입생들 기초필수과목 멘토가 되면 또 상당한 돈을 받는다. 고학번이 될수록 학교에서 돈을 받아먹을 기회가 많아진다.


우리학교는 기본적으로 지곡장학금이라고 등록금 278만 원을 학교에서 전액 지원을 해 주는데, 평점 3.0을 두 번 못넘는 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장학금을 못 받게 되는, 소위 '장짤'을 당하게 된다. 근데 요새는 어디서 재정이 여유가 생겼는지 8분위까지는 '장짤'을 당해도 장학금을 또 주는 듯하다. 등록금에 크게 부담을 갖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 사실 등록금 자체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 괜찮다.


위의 것들 외에도 학교는 알게 모르게 학생들 지원을 상당히 많이 해 준다. 해외 단기유학 지원제도라던지, 기타등등 다양하다. 이제 문제는, 이것에 대한 대외적인 홍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대전 모 공대에서 입학사정관이 입학설명회를 오면 꼭 언급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13만 5천원 용돈 이야기다. 다른 과기원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보통 반응은 '오오' 정도 되겠다. 다른 것은 못 들어도 이런 금전적으로 와닿는 내용은 잘 기억하게 된다. 반면 우리학교 입학사정관은 모든 것을 뭉뚱그려 '우리학교는 학생 일 인당 투자하는 돈이 약 8천만 원으로, 2위와 압도적인 차이(두 배)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식으로 홍보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투자해 주는지에 대한 언급은 딱히 없다. 그러니 이 얘기가 와닿는 학생이 어디 있겠는가. 아 참 그리고, 입학 후 대부분의 학생은 학교가 포항에 존재함을 이유로 삼으며 '학교가 포항에 있는데 이정도는 해 줘야지'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이들을 매우 당연한 듯이 여기는 부분도 있는 것도 같다.


여담 하나 더, 이번 기부가 학부모 단체 기부로는 처음이라고 하니 학교 내 기부 문화가 거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대학도 그런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이번에 대전 모 공대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발견한 점이 하나 있다. 기숙사 내 전신 거울, 다리미, 시계 등등에 전부 OO과고 학부모님들이 기부했다고 써붙여져 있던 것이었다. 우리학교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이서 신기하긴 했다. 아무래도 다른 대학들은 학부모들의 기부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것 같다. 근데, 이런 기부 문화가 과연 마냥 좋은 것일까? 각 과학고 등 고교 간 기부금 경쟁이 생겨서 반강제로 기부하게 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물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활 환경이 좋아졌으니 이로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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